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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변화의월담]  후기

    [변화의월담] <노동하는 몸, 회복하는 몸: 이 둘의 화해와 공존을 위해> 후기

    <노동하는 몸, 회복하는 몸: 이 둘의 화해와 공존을 위해> 후기

     

    서울시성평등활동지원센터는 인큐베이팅 입주단체의 역량강화 프로그램 ‘샘으로부터’를 진행하였습니다.

    10월 24일~11월 7일 3주간 <노동하는 몸, 회복하는 몸: 이 둘의 화해와 공존을 위해>라는 주제로 인큐베이팅 단체인 ‘움직임교육연구소 변화의 월담’과 함께 몸으로 경험하는 탐구 워크숍을 열었습니다.

    이 워크숍은 머리로만 고민하는 게 아닌 직접 몸으로 만들어 나가는 체험형 리서치 워크숍으로 참가자들은 매 시간 새로운 경험을 통해 각자 몸의 감각을 깨웠습니다.

    노동하는 몸은 결국 아플 수밖에 없을까

    첫 번째 시간에는 ‘노동하는 몸은 결국 아플 수밖에 없을까’라는 주제로 몸의 균형과 감각을 깨우고, 두 번째 시간에는 ‘자기계발의 강박에서 벗어난 회복의 몸사위’로, 척추를 늘이고 몸을 돌보는 움직임을 소개하였습니다. 세 번째 시간에는 ‘노동하는 몸이 스스로를 돌보는 문화’라는 주제로 어떻게 주변 환경을 이용해서 움직이고 공간과 새롭게 만날 수 있을지 살펴보았습니다.

    자기계발의 강박에서 벗어난 회복의 몸사위

    참가자들은 체온과 비슷하고 무게도 머리의 무게(5kg)와 비슷한 물주머니를 들기도 하고, 고무줄을 활용해서 몸의 척추를 느껴보기도 하고, 높은 의자 혹은 낮은 의자에 앉을 때 느끼는 불편함, 서기, 일부러 넘어지기 등 다양한 활동을 했습니다. 이를 통해 우리 몸이 노동을 하면서 아플 수밖에 없는 이유, 회복하기 위해 어떤 움직임이 필요했는지, 그리고 문화나 사회적인 측면에서도 왜 계속 아플 수밖에 없는지 살펴보았습니다.

    노동하는 몸이 스스로를 돌보는 문화

    참가자들은 매 시간 자신의 몸을 통해 겪은 느낌과 생각을 나누었습니다.

    “오늘 골반 움직임을 해보니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 사는 것, 그러면서 받았던 제약들이 집중적으로 축적되어 있는 부분이 골반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평소에는 앞으로 쏟아지듯 계단을 올랐는데, 오늘은 뒤쪽의 힘을 이용하라는 가이드를 듣고 오르니 뭔가 가볍게 계단을 오를 수 있었어요. 그런데 아주 옛날에 내가 이런 식으로 계단을 올랐던 것 같은데 어쩌다가 이 감각을 까먹었을까요? 신기하네요.”

    “노동을 하면서 앉아만 있지 않고 서거나 앉는 자세를 바꾸는 등의 변화를 시도하면 주변의 시선이나 개입을 받아야 할 때도 있어요. 일상에서의 회복을 나만 시도한다고 변할 수 있지 않고 조직 내 문화의 인식도 중요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스스로 회복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우는 방법을 배우지 못했다는 걸 알게됐어요.”

    “작은 조직이다 보니 불가피하게 야근을 하거나 스트레칭이 필요하다고 알지만 하지 못하는 등, 뫼비우스의 띠처럼 끊을 수 없이 돌아가는 환경이라 고민이 많아요. 우리 조직이 다같이 이 강좌를 듣고 싶어요.”

    참가자들은 세 번의 강좌를 통해 일상에서 자기 몸에 대해 자각하고 당연하게 생각해온 노동환경과 문화를 낯설게 보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일상 안에서 움직임을 늘일 수 있는 작은 변화들을 지속적으로 시도해보기로 했습니다.

    참가자들은 ‘활동가들이 아픈 이유’, ‘십수년간 학생으로 살며 망가진 몸’, ‘일터와 일상에서의 힘듦이 몸으로 드러나는 것’ 을 해결하고자 이 워크숍을 신청하였다고 합니다.
    이 워크숍을 통해 궁금한 점들이 조금이나마 해소되었길 바라고, 앞으로도 노동하면서 잘 회복할 수 있는 몸으로 살아갈 수 있기를 희망합니다.
    앞으로도 새로운 시도를 지속해나갈 변화의 월담과 참여자들의 일상을 응원합니다.

  • [변화의월담]  억압의 벽들을 넘어 ‘회복하는 몸’의 이야기, 월:담

    [변화의월담] 억압의 벽들을 넘어 ‘회복하는 몸’의 이야기, 월:담

    억압의 벽들을 넘어 ‘회복하는 몸’의 이야기, 월:담

    2019 페미니스트 ACTion! ⑳변화의월담

    <페미니스트 저널 일다> 리조, 유닐

    보호받고 싶어서 쌓은 이 스스로를 억압할 때

    우리는 모두 나만의 담을 쌓는다. 우리 안의 연약하고 상처받기 쉬운 자아를 보호하기 위해 쌓은 담이다.

    인간은 포유류 중에서 가장 발달이 덜 된 상태로 태어나 오랜 시간 양육과 돌봄을 필요로 하는 매우 취약한 존재다. 돌봄 받기 위해 인간은 본능적으로 타인에게 받아들여질 수 있는 모습만 드러내고 그러지 못할 것 같은 모습들을 내면 깊이 숨긴다. 스스로 생존하고 보호하기 위해 만든 ‘담’들은 외려 자신의 본래 자아를 억압하고, 솔직한 자기 자신으로 세상과 연결되는 것을 어렵게 한다.

    움직임교육연구소 변화의월담(이하 ‘월담’)은 그렇게 해서 만들어졌다. 월담에서는 단순히 생존 혹은 연명을 넘어 풍요롭고 생기 있는 삶을 살기 위해, 우리가 기대고 보호받고 싶어 쌓은 벽들을 스스로 딛고 올라 넘는 경험과 지혜를 나누는 ‘움직임 교육’(embodied movement education)을 연구하고 실행한다.

    사람이 살아있는 생명 자체로 자유롭고 존엄하게 살지 못하는 현실에서 무엇이 우리 존재를 부정하고 위협하는지,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어떤 담을 쌓아왔는지, 자신 안팎에 존재하는 다양한 억압을 몸과 움직임으로 마주하고 넘어선다.

     

    관계의 벽을 넘어보기

    먼저 우리가 극심하게 겪고 있는 ‘관계에 대한 벽’을 넘어본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필요로 하는 가장 근본적인 커뮤니케이션으로서 ‘접촉’을 이해하고 회복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미지로 판단되고, 원치 않는 욕망의 대상이 되고, 특정 목적을 위해 쓰이고 버려질 것에 대한 깊은 상처와 두려움을 가지고 산다. 월담 교육에서는 그 두려움을 직면하는 방법으로 사람 존재 그 자체로 서로를 대하는 ‘접촉’을 배우고 경험한다. 이때 접촉은 학습된 경직과 불편함을 완화시키고, 자기 자신과 타인, 관계에 대해 배울 수 있는 중요한 통로가 된다.

    사람과 사람 간의 섬세하고도 강렬한 접촉으로서의 레슬링을 경험한다. 레슬링(wrestling)은 ‘씨름하다’(wrestle)라는 뜻을 가졌는데, 본질적으로 이 팽팽한 밀고 당김의 역학이 발생하려면 먼저 두 주체가 접촉하고, 맞닿은 몸을 통해 서로를 읽어야 한다. 한쪽이 상대에 대한 감각 없이 일방적으로 힘을 가하고 파괴하려 한다면 레슬링에 대해 아무것도 배울 것이 없다. 레슬링이 탄생한 그리스에서 어린아이부터 국가대표 선수, 무용수까지 많은 사람을 가르쳐 온 할아버지 코치 디미트리로부터 배운 점이다.

    온몸으로 상대와 만나려면 신뢰 쌓기부터 시작한다. 나의 한팔이 상대의 상체를 감싸고 나의 머리부터 어깨, 가슴이 상대와 맞닿으며 눈으로 보지 않고도 촉감으로 상대 몸과 움직임을 읽는다. 다른 손은 마찬가지로 나의 상체를 감싸고 있는 상대방의 팔뚝을 붙잡고 움직임을 컨트롤하려 한다. 이렇게 두 사람이 접촉하며 몸으로 만나고 몸으로 읽고 뜨겁고 팽팽한 에너지를 나누는 과정은 경직되어 있어 부러지기 쉬운 딱딱한 강함이 아닌, 탄력적이고 유연한 강함을 가르쳐 준다.

     

    이 과정에는 사람에게 열고, 녹아들고, 무너져야 경험할 수 있는 놀라운 힘이 있다. 살아 움직이는 생명만이 나눌 수 있는 뜨겁고 진정성 있는 에너지가 있다. 그 힘과 에너지가 내 안에서 꿈틀거리는 걸 처음 느낄 때는 절로 탄성이 나온다. 와, 한 번도 만나지 못했던 나, 나의 에너지, 섬세하고도 강렬한 몸의 만남. 이 발견과 배움을 가능케 해 준 몸-파트너들에게는 신기한 동료애와 감사함, 존중하는 마음이 생긴다. 사람에 대한 벽을 뜨겁게 허물었을 때 경험할 수 있는 자기 자신과 인간관계가 있다.

     

    몸을 억압하는 세상의 벽 넘기

    몸을 억압하는 세상의 벽들을 넘어본다. 왜 나의 몸을 감싸는 옷과 신발은 내 몸을 압박하고 축소시키고 경직되게 하는지. 왜 내가 사는 ‘공간’과 유의미한 관계를 맺지 못하고 부유하는 고립된 생활을 하게 되는지. 주변 환경을 자유롭게 활보하고 탐색하는 호기심과 모험심은 언제부터, 어떻게 사라졌는지. 왜 돈을 쓰지 않고는 마음 편히 머물며 영위할 수 있는 공간과 놀이, 관계를 찾는 것이 불가능에 가까울 정도로 힘들어졌는지.

    마음 놓고 내 몸으로 살 수 없게 하는 수많은 규범과 구조에 대해 구체적인 질문들을 던지고, 직접 몸으로 균열을 내는 움직임을 시도한다.

    몸이 일상 지형, 사물과 맞닿으며 무게, 질감, 압박, 온도 등 몸에 미치는 여러 영향을 인지하고 반응하는 감각을 깨운다. ‘관리’라는 명목하에 사람을 감시하고 통제하며 소외시키는 환경 요소들을 새롭게 해석하여 정형화되지 않는 몸의 놀이와 탐색, 도전의 재료로 활용한다. 어린아이로 돌아간 것처럼 몸이 가는 대로 움직이고, 호기심과 신뢰, 살아있는 몸으로 주변 세상을 탐구할 수 있도록 충분히 시간과 공간을 열어준다.

    일상 환경과 접촉하며 힘을 주고받는 지지 관계를 발견할 때, 몸은 비로소 두려움을 내려놓은 채 놀이하고, 성장하며, 잠재력을 펼쳐갈 수 있게 된다. 움직이는 세포들로 매 순간 변화하는 몸을 경험할 때, 나이, 젠더, 신체 특성들에 개별적 맥락 없이 부여되는 문화적 편견에 맞설 수 있는 힘이 생기고, 이미지를 넘어 역동적이고 입체적인 몸과 만나게 된다.

     

    “저는 삼십 대 끝자락이거든요. 삼십 대 안에 출산, 육아의 큰 과정에 세 번이나 있었어요. 지금 몸에 대한 큰 당혹스러움이 있어요. 옛날과 다르고, 막막하기도 하고 ‘예전처럼 돌아가기 위해 관리를 해야 하나?’ 싶기도 해요. 그런데 그러면 지금의 나를 미워하고 부정하게 되어요. 그러고 싶지 않아서, 지금의 나를 즐겁게 만나고 싶어서 월담을 하게 되었고, 너무 즐거웠어요. 몸과 감정이 굉장히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특히 두려움과 경직의 관계.

    ‘공간과의 관계’에서는 한 번도 생각해 본 적도 없었는데, 사실 이 공간과의 관계도 맺고 살았었구나 느꼈어요. 어떤 건물을 들어갈 때도 그 안에 있을 사람을 생각하면서 들어갔는데 사실 사람뿐만이 아니라 그 건물과도 관계를 맺게 되는 것이구나 싶었어요.”

    -홍동 <월담: 내면과 세상의 벽을 넘는 움직임 이야기> 교육 소감

     

    여성()을 벗어나기 위한 원피스 월담

    내 몸에 더 솔직하기 위한 저항은 단지 취약한 개인의 외롭고 소모적인 투쟁에 그치기 쉽다. 그러나 다른 이들과 진실된 지지 속에서 단단한 연대로 연결된다면, 내 몸의 저항과 해방은 더 많은 우리들의 해방의 관계망 속에서 깊이가 더해지고 지속이 가능해진다. 개인의 저항을 우리들의 담대한 도전으로 실현시킨 실험 중 하나가 바로 ‘원피스 월담’이다.

     

    월담의 공동창립자 유닐은 어릴 때 하나 슉 입고 밖에 후다닥 나가 놀기 위해 원피스를 즐겨 입었다. 자유롭게 움직이고 노는 데에 최적화된 옷이었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자유롭게 뛰어놀던 ‘온전한 몸’이 ‘여성(의/스러운) 몸’이라는 강력한 프레임과 이미지로 판단되기 시작했다. 몸에 대한 수치심과 상시 검열, 조신함 따위의 특성들이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이, 또 끊임없이 요구되었고, 그것들을 내면화하면서 이 사회에서 살아남는 방식을 찾아가야만 했다. 사회에서 요구하는 ‘여성(성)’의 이미지에서 벗어나면 근본 없는 의문과 의심, 차별, 질타와 공격을 받기도 했고, 목소리 내는 것을 제지받기도, 고유한 존재 자체를 위협받기도 했다.

    자연스럽게 원피스도 자유로운 움직임과 실용성 같은 멋진 특성들을 잃고 ‘여성스러운 몸’의 이미지에 맞게, 그 이미지를 강화하는, 몸을 압박하고, 움직임을 제한하고, 끊임없이 타인의 시선으로 몸을 검열하게 하는 ‘코르셋’으로 변해버렸다.

    월담을 시작하고 몸 공부를 하면서 그 예쁜 옷들이 몸을 아프게 한다는 것을 자각했다. 살 빼는 것이 목적인 운동을 하는, 고통을 인내하고 완벽한 상품이 되어야 한다는 강박과 과정을 겪는 자신과 동료들의 모습이 안쓰러워졌다.

    월담에서는 지금 자신의 몸을 부정하고 고통을 감내하는 움직임에서 스스로가 재밌고 신나면서도 개개인의 몸에 따라 고유한 움직임을 찾아가는 과정을 나누고 싶었다. 그 과정의 일환으로 동료들과 함께 “원피스 하나 슉 입고” 도심에서 파쿠르를 하는 ‘원피스 월담’ 교육을 꾸렸다.

     

    “다른 사람을 보며 다른 몸을 기준점으로 내 몸을 질타하고 나를 게으르다 평가했다. 누군가보다 빠르게 달리지 못하는 나는 “달리기를 못해요”라고 말했고, 또 누군가보다 큰 나는 ‘살이 좀 쪘다’고 생각했다. 나의 두 다리는 나의 기억이 닿지도 않는 시점부터 달리고 있었고, 나의 몸은 내가 세 아이의 엄마로 살아갈 수 있도록 진정 ‘살아있는 몸’이었다.

    학교에선 ‘안전’이 가장 중요했지만 정작 그곳에서 있는 내가 안전한 곳은 없었다. 내가 만났던 체육 선생님이 과연 우리의 몸을 얼마나 이해하고 있었을까 의문이 든다. 가슴에 적응되지 않는 채 달리는 게 어떤 기분인지, 생리대가 새진 않을까, 체육복에 피가 묻진 않을까 조마조마하며 몸을 움직이는 게 어떤 것인지. 그저 가리고 숨기며 나의 몸의 능력을 잃어가는 시간들로 채워진 학교의 시계. 몸의 소중함을 알지 못한 우리들은 쉽게 자신의 몸을 미워하고 다른 몸을 평가하고 혐오의 말을 쏟았는지도 모른다.”

    -월담 교육 참가자의 회고글 중

    벽을 넘게 되면 만나게 되는 변화, ‘회복

    벽을 넘다 보면 사람을 살아있는 존재로 받아들이는 연습을 하는 나와 타인, 진심으로 동료라 부르고 싶은 이들을 만난다.

    사람을 살아있는 존재로 받아들이는 것은 결코 낭만적이지 않다. 뼈, 근육, 근막(fascia), 장기, 인대, 신경계, 호르몬계 등을 구성하는 수십, 수백 조의 세포들이 계속해서 움직이고 의사결정을 하며 서로 갈등하고 협력하는 매우 복잡한 생명체라는 것을 깨달아가는 끝없는 배움의 여정이 필연적이다.

    몸을 단순히 이성의 뜻대로 따라와 줘야 하는 부속물이거나 보여지는 편협한 이미지의 총체로 취급하는 패러다임을 일상에서 끊임없이 인지하고, 감내하며, 변화시키려 하는 지난한 과정이기도 하다. 우리가 아무 생각 없이 몸에 저지르는 가장 평범한 악행에 대한 치열한 저항이다.

    결국 벽을 넘었을 때 만나게 되는 변화는 ‘회복’이다. 역경에 부딪힐 때마다 우리는 예상을 뛰어넘는 변화적응력과 소생력을 발휘하는 조력자이자, 삶의 맥락이 고스란히 배어 있는 경이로운 보고로서 몸을 만나게 된다.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으로 입체적이고 신비로운 몸(의 구조, 원리, 작용들)을 만났을 때 탄성을 자아내는 놀라움, 참을 수 없는 호기심, 지지, 그리고 삶의 동력을 마주하게 된다.

     

    우리는 모두 나만의 담을 쌓는다. 그러나 담을 넘어 사람과 세상을 향해 몸을 열 때 비로소 배움과 성장이 시작된다. 변화의 월담을 하는 과정은 결코 혼자가 아니어야 하기에, 변화의월담은 더 많은, 더 다양한 몸-동료를 찾아 나서는 교육을 계속해서 고민하고 실험할 것이다.

    지난해 서울시 성평등활동지원센터에서 시작한 <월담: 자기 내면과 세상의 벽을 넘는 움직임 이야기> 시리즈는 앞으로도 계속된다. 자신을 부정하고 억압해야 했던 다양한 맥락의 아픔을 지닌 몸들이 모여 놀라운 몸의 능력을 발견하고, 서로 참을 수 없는 호기심과 지지를 나눌 때 형언할 수 없는 따뜻한 에너지의 장이 만들어진다. 인간적인 삶의 온도를 나누는 겨울 월담 교육에 함께 할 동료들, 그 몸들과 만나며 겪게 될 상상 이상의 배움을 기다리고 또 기대한다.

    * 움직임교육연구소 변화의월담 페이스북 페이지 https://facebook.com/wallda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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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특별시 건강가정지원센터] 2019 서울가족학교 강사 모집 공고(~12/11)

    [서울특별시 건강가정지원센터] 2019 서울가족학교 강사 모집 공고(~12/11)

    서울특별시 건강가정지원센터 2019 서울가족학교 강사 모집 공고

     

    서울특별시 건강가정지원센터는 서울시 가족정책 수행의 주요 전달체계로서 서울지역 자치구 건강가정지원센터를 지원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실시하고 있습니다.
    서울가족을 둘러싼 다양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고 모든 서울시민이 건강한 가족생활을 영위하도록 맞춤형 교육을 제공하는 「서울가족학교」 가 있습니다.

    「서울가족학교」 는 2015년부터 서울시 25개 자치구 건강가정·다문화가족지원센터와 협력하여 운영하고 있으며 예비부부교실, 신혼부부교실, 아동기 부모교실, 청소년기 부모교실, 찾아가는 아버지교실, 패밀리셰프 총 6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각 교실별로 활동하실 역량 있는 강사를 모집하오니 많은 관심과 지원 바랍니다.

    ■ 모집요강

    – 첨부파일 참고

    ■ 응시자격 요건

    – 첨부파일 참고

    ■ 일정

    – 공고 및 원서접수 기간 : 2019. 11. 27.(수) ~ 2019. 12. 11.(수) 18시 ※기한엄수
    – 접수방법 : 이메일(sfamilyc@hanmail.net) 접수
    – 향후 면접심사, 시범강의 평가 진행예정 (첨부파일 참고)

    ■ 제출서류

    – 첨부파일 참고

    ■ 문의

    – 교육지원팀 02)318-8168

     

    2019년 11월 27일
    서울특별시건강가정지원센터장

  • 24년생 이이효재를 만나다

    24년생 이이효재를 만나다

    생애사 아카이빙 토크쇼 <24년생 이이효재를 말하다> 후기

    24년생 이이효재를 만나다

     

    11월 14일 목요일. 1924년생 이이효재 선생님이 태어난 날입니다.

    같은 날, 서울시성평등활동지원센터에서는 이이효재 선생님을 듣고, 말하고, 추억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모인 작은 토크쇼가 진행되었습니다. 누군가의 머리에선 생생한 기억으로 떠오르고, 또 누군가의 머리에선 상상 속의 인물로 나타났을 24년생 이이효재 선생님의 삶과 이야기를 패널분들의 말을 통해 풀어볼까 합니다.

    토크쇼의 문은 진행을 맡아주신 김금옥(전 문재인 대통령비서실 시민사회비서관) 선생님이 열어주셨어요.

    “사실 오늘 11월14일은 24년생 이이효재 선생님의 생신입니다. 저희가 선생님 생신 즈음해서 가끔 찾아뵙기는 하는데.., 이렇게 찾아오는 게 싫어가지고 생신 때 피신을 가신 적도 있으세요. 그랬던 기억이 갑자기 나네요. 어쨌든 제가 오늘 이렇게 선생님의 생애와 활동에 대한 이야기를 함께 나누는 자리에 사회를 맡게 돼서 저는 개인적으로 정말 감격스럽고 영광스럽습니다.”

    김금옥 선생님의 짧은 소감과 함께 이야기를 풀어주실 패널 세 분의 소개가 이어졌습니다.

    좌측부터 김금옥, 남인순(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지은희(전 여성가족부 장관), 강인순(경남대학교 교수) 선생님이십니다.

     

    지은희(전 여성가족부 장관)_ 교수 이이효재를 말하다.

    #‘감격시대이이효재, 인간 이이효재

    “이효재 선생님은 인간에 대한, 개별 인간에 대한 관심, 삶에 대한 관심이 정말 남다르세요. 예를 들어 제자들이 비슷한 질문, 똑같은 질문을 하러 와도, 똑같은 질문에도 끝까지 진솔하고 진지하게 대답해주셨어요. 전 그런 분을 처음 봤어요. 그때 너무나 많은걸 배웠어요. 그런데 제자들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주제, 새로운 연구 영역을 만나도 똑같이 그렇게 심취하세요. 그래서 저희가 지어드린 별명이 뭐냐면 ‘감격시대’예요.”

    ‘감격시대’ 이이효재 선생님은 이러한 사람과 연구 주제에 대한 끊임없는 관심을 통해 빈민과 노동을 비롯한 영역까지도 집중하여 연구하고 공부하셨다고 합니다. 불과 2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하루에 5,6시간씩 책을 읽으셨다고 하니, 정말 대단하시죠?
    이이효재 선생님은 학자로서 연구뿐만 아니라 운동가로서 활동도 지속적으로, 교수 퇴직 이후에도 하셨는데요, 그러한 활동의 여러 동기 중 하나를 지은희 선생님은 이렇게 설명하셨어요.

    “선생님이 어떻게 보면 삶의 계기 마다 빚진 것처럼 생각하시는 게 있어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운동을 그렇게 열심히 하실 수밖에 없었던 그분의 의식 구조는 뭐냐면, 당신은 운이 좋아서 학교도 가고 그랬는데, 같은 시대에 여성들이 정신대 끌려갔다는 것에 부채 의식이 굉장히 심하셨어요. 그래서 반드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하는 의식. 그리고 또 하나는, 선생님이 47년인가 48년에 미국 유학을 가서 공부를 하셨는데, 6.25전쟁 시기에, 수많은 사람이 죽어가는 현실에 당신이 없었다는 사실에 굉장한 부채의식을 가지고 계셨어요. 그래서 분단 문제, 평화에 아주 깊은 의무감을 가지고 계셨어요.
    그게 선생님이 운동을 지속적으로 하게 한 힘이었어요.”

     

    #분단 시대의 한국 여성의 현실을 고민한 학자 이이효재

    이이효재 선생님은 75년 멕시코 첫 세계여성대회에 참가하시면서, 본격적으로 한국의 분단 현실과, 민주화 그리고 여성해방을 연구하시기 시작하셨다고 해요.
    제1회 멕시코 세계여성대회에서는 1세대 여성이론을 뛰어넘어서, ‘민족의 해방과 그에 따른 여성의 해방’을 외쳤다고 해요. 한국에 돌아오셔서는 분단국가로서의 한국과 이 안에서의 여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셨다는 것이죠. 그 전에 지속하시던 가족 연구에서 ‘민주화와 민족의 통일, 여성의 역할과 해방’로 연구 주제가 확장된 것이죠.
    그렇게 해서 나온 책이 <여성해방의 이론과 현실>(1979년)이라고 합니다. 한 번 읽어봐야겠지요? (지은희 선생님의 추천!)
    또 당시의 사회학이 미국에서 직수입된 이론으로, 한국을 분석하는 데 부족함을 느끼셨다고 해요. 통일되지 못하고 강제로 분단된, 이 시대적 상황을 구조적으로 연구하고, 이론화하고 또 분단 시대가 우리의 삶과 가족, 사회 전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연구하셨다고 해요. 그렇게 탄생한 책이 <분단시대의 사회학>(1985년)이죠!

    “몇 가지 중요한 계기마다 선생님의 기본적 컨셉이 바뀌시고, 패러다임을 바꾸시고, 실천하시고 또 그것을 제자들에게 날마다 얘기하셔서 제자들도 안 변할 수 없도록 하시고.”

    지은희 선생님과 이이효재 선생님 사이에는 50년이라는 시간이 있다고 해요. 그 50년의 시간 속의 이이효재 선생님을 다 전해 듣기에는 시간이 너무나 부족했지만, 짧은 이야기 속에 그려지는 이이효재 선생님의 따뜻한 마음과 열정, 고민을 충분히 느낄 수 있던 시간이었어요.

     

    남인순(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_ 운동가 이이효재를 말하다

    # 따뜻한 미소의 선구자 이이효재

    “이효재 선생님의 특유의 미소가 있으세요. 그 미소로 참 힘들지? 이러면서 따뜻하게 등을 만져줬던 기억. 그게 굉장히 생각이 납니다. 그리고 굉장히 멋있으시잖아요. 후배들을 격려하는 따뜻한 미소. 이것이 참 생각이 납니다.”

    여성운동의 현장에서 후배들에게 항상 따뜻한 미소와 격려를 보내셨던 이이효재 선생님은 항상 새로운 것을 많이 도전하셨다고 해요.
    여성이 주도하는 평화운동에도 앞장서셨고, 정대협도 이끄시고, 언제나 선구자 역할을 하셨던 거죠. 호주제 폐지의 문화운동의 일환인 ‘부모성 함께 쓰기’ 제1호 선언자도 이이효재 선생님이셨다는 사실!!

    남과 북을 넘어선 아시아 평화를 위해 여러 나라를 오가며 토론회와 간담회를 개최하시고, 연대와 교류의 장을 만들어내셨던 이이효재 선생님을 보며, 남인순 의원님은 큰 감명을 받았다고 합니다. 지금도 그 이상을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음을 반성하고, 이이효재 선생님의 뒤를 이어 평화를 만들어내야 한다는 사명감 또한 다시 깨닫게 되셨다고요.

    # 손편지로 마음을 전하던 진보적 운동가 이이효재

    “여성운동가로서 항상 진보적인 가치를 놓치지 않는 것. 그것은 이효재 선생님으로부터의 큰 배움이었고, 제가 지금 정치인으로서 잃지 말아야 하는 초심을 지켜주시는 그런 분이라고 기억하고 있습니다.”

    이이효재 선생님은 여성운동에 있어서 결과적으로 권력관계의 전환을 시켜내는 것이 목표이기도 하다는 것을 일찍부터 말씀하셨다고 해요. 제도 정치에 한계가 있어도 들어가서 변화시키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역설하셨던 것이죠! 그래서 남인순 의원님이 제도정치권을 갈 것이냐, 말 것이냐 고민하실 때에도 이이효재 선생님께서 많은 말씀을 해주셨다고 해요.
    남인순 의원님의 책상 아래에는 7년 전 이이효재 선생님께서 보낸 손편지가 끼워져 있다고 하는데요, 여성운동을 했던 정치인으로서 해야 할 역할에 대해 적어 보내셨다고해요. 지금까지도 남인순 의원은 하나의 좌표로 생각하며 매일매일 보게 된다고 하셨어요.

    이이효재 선생님이 주도하셨던 평화운동을 돌이켜보면, 오히려 지금의 우리가 많은 것을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남인순 의원님 말씀처럼, 이이효재 선생님의 뒤를 이어 우리가 앞으로 해결해야하는 과제들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인순(경남대학교 교수)_ 이이효재, 퇴임 이후의 행보를 말하다

    # 지역사회의 주인은 여성이다 # 협동조합, 공동체

    “지역 사회에서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했느냐? ‘지역사회 주인은 여성이다’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여성들의 활동을 지원하거나 조직하기 위한 작업을 하셨는데, 그 작업의 계기가 됐던 것이 ‘기적의 도서관’이에요. 기적의 도서관을 유치해서 어린 아이들 동화책 읽어주시고 아이들하고 놀고, 옛날얘기도 해주고 하셨죠. 그다음에 또 그 연세에도, 경남 여성회분들이 찾아와서, 선생님 우리 여성운동 공부를 하면 좋겠다… 그래서 책 읽는 모임을 하자고 해서 책 읽는 모임을 2~3년을 하셨습니다. 서울지역에서 했던 일을 그대로 규모만 작지, 그대로 하셨다고 이해하시면 되고요.”

    이이효재 선생님은 퇴직 후 진해로 내려가셔서도 지역사회와 여성을 위한 활동을 멈추지 않으셨어요. 그 중 ‘기적의 도서관’ 건립은 이이효재 선생님에게 매우 중요한 일이었는데요, 진해 기적의 도서관 건립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도서관 건립에 핵심 역할을 수행하셨죠.
    여기서 이이효재 선생님의 큰 그림이 나오게 됩니다. 이 도서관에 어린이들과 함께 오는 부모를 주목한 것이죠. 부모 대상의 교육을 실시하고, 활동을 조직하는 일들을 시작하셨다고 해요. 그리고 그 활동들이 새끼를 쳐 장난감 도서관 활동, 협동조합 형태의 방과 후 학교도 운영하셨다고 합니다.

    퇴직 후에도 끊임없이, 지역사회 여성의 사회적인 활동과 역할의 중요성을 외치시고 직접 실천하시며 활동하신 선생님의 삶이 경이로울 정도였어요.

     

    34년생 조화순 목사가 들려주는 이이효재 이야기

    토크쇼가 한창 진행되던 중에 오늘 참가자들 중 가장 연로해 보이시는 분이 입장하셨어요. 그 분을 보자마자 지은희 선생님은 화들짝 놀라셨고, 장내는 잠깐 소란스러워졌어요.
    한국 노동운동의 대모 조화순 목사님이셨어요.

    “그때 유신이 발표됐을 때예요. 그래서 제가 안기부로부터 도망다니다가 이이효재 교수님 댁에 갔어요. 그랬더니 이 양반이 돈을 주면서, 교수들이 여름에 쉬는 장소가 있대.
    아무도 모른대. 거기는. 거기 가서 몰래 도망가서 있으래요. 설악산 있는 쪽이에요. 거기 가면 밥 할 수 있는 도구가 다 있어. 가서 숨어있으래. 그게 생각나네요. 그래서 제가 거기에 가서, 숨어있었던 생각이 나요.”

    오랜 친구의 기억 속의 이이효재 선생님은 역시나 이이효재였습니다. 지은희 선생님 말씀에 의하면, 그 분의 돈을 받지 않은 제자가 없다고 할 정도로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을 외면하지 않으시는 분이셨다고 해요.

    조화순 목사님은 이이효재 선생님과 함께 노후에 여성공동체를 꿈꾸며 땅 산 일화를 들려주시기도 하셨어요. 주변 풍광이 너무 아름다워 함께 돈을 모아 토지를 샀으나 사람이 살 수 없는 맹지였다고 해요. 여성 50여명이 돈을 모아 산 땅이 아직까지 그냥 맹지로 있다고 하니, 참 웃픈(?) 일화였어요 🙂

    2시간 남짓의 시간은 이이효재 선생님의 삶을 들여다보기엔 턱없이 부족한 시간이었지만, 선생님을 전하는 패널분들의 목소리와 표정, 분위기만으로도 이이효재 선생님의 따뜻하고 치열했던 삶을 느낄 수 있었어요.
    그저 한 분의 위인의 삶을 들었을 뿐이었지만, 그 분의 삶은 분명 현재의 우리와 이어져 있으며, 그때의 이야기와 지금의 이야기가 다르지 않음을 알 수 있었고, 동시에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제들의 무게 또한 느낄 수 있었답니다.

    “이이효재 선생님을 잘 알지는 못하고 왔어요. 저는 들으면서 이 대단한 분을 왜 이제서야 알았을까? 이 분은 정말 역사이시구나. 산 역사라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오늘 생애사 아카이빙이라는 타이틀을 달고 했는데, 조금 더 이이효재 선생님을 계속 알아가는 시간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 92년생 참가자의 소감 中 –

     

    놓치면 안 되는 토크쇼였지만, 피치 못할 사정으로 본 토크쇼를 아쉽게 놓치신 분들은!
    서울시성평등활동지원센터로 오시면 됩니다. 이이효재 선생님의 삶을 기사 중심으로 정리한 전시회가 내년 3월 27일까지 진행될 예정이에요! 오셔서 전시를 통해 선생님을 잠깐이나마 만나보시고, 굿즈도 챙겨가시길 바랍니다 🙂

    서울시성평등활동지원센터는 앞으로도 이러한 위대한 분들의 삶을 듣고, 배우는 기회를 만들도록 열심히 활동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릴게요!

    지금까지 생애사 아카이빙 토크쇼 <24년생 이이효재를 말하다> 후기였습니다.